◆ 수상작 ‘야만의 겨울’ 줄거리


길고 어두운 간병의 터널 끝…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


“한 여자가 남편을 죽이면 살인이라고 부르지만, 충분히 많은 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생활방식이라고 부른다.”

명주는 1년 반 전 치매가 심해진 엄마와 살기 위해 엄마의 임대아파트로 들어왔다. 이혼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발에 화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일자리도 구할 수 없어 선택한 길이었다. 100만원 남짓한 엄마의 연금에 의지해 엄마를 간병하며 살아가던 명주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에 자신의 삶도 끝내려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한다.

명주는 마음을 바꿔 엄마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고 당분간 엄마의 연금으로 살기로 한다. 하지만 시신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엄마의 친구라며 찾아오는 할아버지와 이혼 후 떨어져 살던 딸이 접근해오자, 매장이 시급해진다. 진통제로 살면서 매장 장소를 고민하던 명주는 피를 묻힌 채 복도로 뛰쳐나온 옆집 청년 준성과 마주친다.

준성은 고등학교 때부터 뇌졸중과 알코올성 치매가 있는 아버지를 돌보며 사는 26살의 청년이다. 물리치료사가 되어 병원에 근무하는 것이 꿈이지만, 매일 아버지를 운동시키고 살림에 대리운전까지 하는 그의 나날은 녹록지 않다. 아버지를 회복시키려는 준성의 노력에도 몰래 술을 사마시는 아버지에게 절망하던 차, 집에 불이 나 아버지가 화상을 입게 되고, 준성마저 손님의 외제차에 손상을 입혀 2000만원의 수리비가 나온다.

준성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오고 수리비를 재촉하는 차주의 압박전화에 시달리며 점점 피폐해져 간다. 그러다 아버지를 목욕시키던 중, 실수로 아버지를 놓쳐 죽음에 이르게 한다.

명주는 손에 피를 묻힌 채 복도로 뛰쳐나온 준성을 발견하고 급히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욕실 바닥에 피를 쏟고 누워 있는 노인을 보고 119를 부르려는 순간, 난 이제 감옥에 가냐며, 이제껏 내 인생은 뭐였는지 모르겠다고 울부짖는 준성을 본다. 평소 준성을 안쓰럽게 여기던 명주는 준성이 경찰조사와 재판을 받고 죄책감에 폐인처럼 살아갈 모습을 떠올리며 그를 위한 최선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긴 간병의 터널 끝에서 그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분명한 건 누구도 감히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순 없으리란 사실이다.

문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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