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작 ‘언맨드(Unmanned)’ 줄거리 인간과 로봇 공존이 일상화된 세상. 어느날 로봇들의 일탈 이어지는데… 패션 회사를 운영하는 하정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잘 믿지 못한다. 대신, 사람의 행동 정보를 수집해 마음을 읽는 것처럼 예민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 어시스턴트 로봇 엘비를 인생의 동반자처럼 여긴다. 하정은 인간을 로봇보다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정이 출장을 가 있던 어느 날, 평소 일상처럼 엘비가 먹이를 주지 않아 집에 있던 고양이가 굶어 죽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영기는 대학 강사로 일하다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겨 배달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의 노동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로봇 비즈니스에 환멸을 느끼지만, 배달 일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한 영기는 자신이 잉여 같다고 여긴다. 그는 로봇으로부터 쓰임새와 필요에 밀려 일자리를 잃어왔기 때문에 무력한 존재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화가인 김승수는 아티스트 계열 로봇인 그리드를 통해 새로운 활력과 이익을 구축하지만, 로봇의 대작 여부가 문제가 되어 검찰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된다. 해고당한 조수가 검찰에 제보한 것을 알고 분노를 느끼며 그리드에 더 애착하게 되지만, 그의 능숙한 팔처럼 존재해오던 그리드는 어느 순간부터 파업을 하는 것처럼 전혀 그림을 그리지 않기 시작한다. 로봇을 유통하고 시장 확대를 위해 고도로 정치화된 영향력을 펼치고 있던 단체, ‘IU(인텔리전스 유니언)’는 연이어 오류를 일으키는 로봇의 문제를 윤리적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의 불일치와 더불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한 인간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 조직의 변호사인 영재는 구매자들에게 보상을 하거나 법적인 조처를 통해 문제를 덮는 데 앞장선다. 그 사이 인간과 네트워크의 통제를 벗어나 탈출하는 로봇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영기는 도시를 배회하는 그들을 목격한다. IU는 로봇들을 쫓기 시작하고 이를 막아서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로봇과 로봇, 인간과 인간, 인간과 로봇이 갈등하는 동안 그들 서로는 존재와 기억의 문제, 기술과 삶, 생명과 시간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고, 하정과 영기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은 씨줄처럼 엮여 맞닿은 서로의 운명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채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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